[사설] 안성시가 용인시에 들어서는 SK하이닉스에서 방류하는 1일 36만 톤의 오염수로 황폐화될 위기에 처해있다.
안성시가 참여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이하 용인SK하이닉스 산업단지) 상생협의체가 활동을 마무리하고 11일 협약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협약서의 내용을 보면 1일 36만 톤의 SK하이닉스로부터 안성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은 없어 보인다.
그리고 반대급부를 안성시에 돌아오는 혜택은커녕 피해 주민들의 보상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퍼주기 협상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용인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고당리·죽능리 일원 448만 4,075㎡(약 135만 평) 부지 조성에 1조 7,904억 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들어설 계획이다.
그러나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전기를 고삼면 쌍지리의 765kV 신안성변전소에서 끌어가 해결하고,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오·폐수 1일 36만 톤을 고삼저수지와 한천으로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생존권이 직결된 고삼새마을어업계는 수시로 집회를 진행하고 있고, 농업에 대한 피해를 우려한 농민단체 등이 경기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안성시는 용인SK하이닉스 산업단지 상생협의체에 들어가 협의를 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기는커녕, 의견수렴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안성을 황폐화시키는 SK하이닉스 오염수를 받는 것으로 협의를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합당한 보상을 약속받은 것도 아니다.
안성시가 당초 목표로 했던 100만 평 산업단지는 경기도가 안성시가 요구한 산업단지 가운데 1순위만 우선 배정하는 것으로 했다.
산업단지 1군데만 확실히 확보한 것이다.
현재 안성에 조성됐거나 추진되고 있는 가장 큰 산업단지가 약 23만 2,000평인 것을 감안하면, 당초 목표한 100만 평에도 크게 부족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고삼새마을어업계 주민들의 보상과 관련해서는 보상금액은 관련 법령을 기준으로 보상한다는 내용이다.
주민들은 용인의 SK하이닉스에서 방류하는 1일 36만 톤의 오염수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안성시는 관련 법령을 기준으로 보상한다는 협약서에 서명을 하려는 것이다.
환경과 농업에 대한 피해 대책도 마찬가지이다.
수질과 수온 개선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벌칙 규정과 피해 발생 보상규정이 없다.
안성 전체 농민들에게 피해가 우려되는 농산물 판매도 용인시의 학교급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계절적·지리적 요인으로 수급이 곤란한 경우는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을 붙여 놓았다.
용인에서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안성에는 어떤 피해가 얼마만큼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안성시 전체가 황폐화될 수도 있다.
그런데, 안성시는 주민들의 의견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협의를 진행해 협약서까지 체결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번에 주민들의 의견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협약서에 서명을 하려는 김보라 시장과 이번 협상에 임한 안성시 공무원들은 앞으로 발생할 SK하이닉스 문제에 대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