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1-04-22 17:25

  • 오피니언 > 사설/칼럼

국회의원, 고위공직자의 투기부터 조사하자

기사입력 2021-04-02 23:22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기고] 요즘에는 뉴스를 보는 것을 피하고 싶다. 화가 나서다.

어떤 국회의원이 땅투기를 해서 몇 십억 원을 벌었고, 어떤 공기업 직원은 집을 수십 채 사고 팔아서 막대한 돈을 벌었다는 기사들이 쏟아진다. 이런 기사들을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이 부동산 투기 국가라는 것은 명확하다.

과연 이런 나라에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을까?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고, ‘열심히 일해도 안심하고 살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한 나라는 정의롭지도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부동산 투기 국가라는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중요하다. 특히 상황이 꼬여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부동산투기를 근절하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먼저 해야 할 일부터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국회의원들과 고위공직자들의 투기부터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다. 국가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자들이 투기를 하고 있다면, 입법이든 정책이든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따라서 국회의원들과 고위공직자들의 투기부터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특히 농지투기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LH 직원들의 투기는 두 가지 지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하나는 택지개발을 담당하는 공직자들이 미공개된 정보를 이용해서 투기를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대부분 농지에 투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심각한 지점들이다.

공직자들이 미공개된 정보를 이용해서 투기를 한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공직자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사적인 이익을 추구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농지투기를 한 것은 헌법이 정한 경자유전의 원칙을 훼손한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21조는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LH 직원들만 이런 행위를 했을까? 그렇지 않다. 특히 농지투기는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 중에 상당수가 해 온 것이다. 300명 국회의원 중에 76명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중에 38.6%가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상속에 의해 농지를 취득한 경우도 있지만, 매매를 통해 취득한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이런 경우에는 허위서류를 꾸며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내고 농지를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가진 농지의 부동산등기부등본만 떼 봐도,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심사례들이 숱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 국가에서 벗어나려면 국회의원들과 고위공직자들의 투기부터 전수조사하는 것이 첫 단추이다. 그리고 특별법을 제정해서 개발관련 정부부처,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지방의원 등으로 전수조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LH에 초점이 맞춰 수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공직자들의 부동산투기는 LH직원들만 한 것도 아니고, 3기 신도시를 비롯한 몇몇 택지개발사업에서만 행해진 것도 아니다. 크고 작은 개발사업들이 벌어진 모든 곳에서 투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공직자들의 부동산투기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이미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은 소속 공직자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자체조사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부동산 투기의 심각성을 인식한다면, 국가 차원의 공직자 부동산투기특별조사기구를 구성해서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하려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과거에 친일 반민족행위자의 재산을 조사해서 국고로 환수한 것처럼, 부동산투기를 한 공직자들을 전수조사하고 부당이익을 최대한 환수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특별법 제정에 가장 저항할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바로 국회의원들과 고위공직자들이다. 그러니 이들부터 먼저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저항을 뚫어야 나머지 공직자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전수조사가 가능할 것이고, 필자가 제안하는 특별법 제정도 가능할 것이다. 그래야만 부동산 투기 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대표

 

자치안성신문 (news660@naver.com)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