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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다 걸리면 100배 배상 경고문의 법적 효력

강길복·강선혜 부·녀 변호사의 법률상담

기사입력 2026-08-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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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필자가 전주에 재판 출석을 위해 기차를 타러가던 중 생긴 일입니다. 기차역 초입 모자와 잠옷, 장신구 등을 판매하는 조그만 가판대 형식의 가게에 종이로 이런 문구가 붙어 있더군요.

훔치다 걸리면 100배 청구

만약 도둑이 실제로 물건을 훔치다 가게주인에게 걸렸다면, 가게 주인은 위 경고문구를 근거로 물건값의 100배 상당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을까요?

[답변] 제 답변은 청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가정, 우선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것은 민사로, 그 청구의 원인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청구한다는 것일 겁니다(민법 제750).

절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가게 주인은 절도범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50). 그러나 그 손해액이 문제이죠. 이때 손해배상의 범위는 실제로 발생한 손해에 한정됩니다.

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 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 상태의 차이라고 봅니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638971 판결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손해는 도둑이 훔쳐서 없어진 그 물건의 가격이 되겠죠. 그렇다면 가게주인이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 재산상 손해액은 원칙적으로 훔친 물건의 가격에 한하여 인정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가정, 가게 주인과 도둑이 훔치다 걸리면 100배 청구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도 있을까요? 이 역시 어렵습니다. 합의, 즉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선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응하는 의사표시의 합치가 있어야 합니다. 훔치다 걸리면 100배 배상하기로 가게 주인이 청약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도둑이 가게에 들어오는 행위 자체를 “100배 지급 채무를 부담하겠다는 승낙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설령 어떤 방식으로든 계약이 성립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절도라는 불법행위를 조건으로 하는 계약이고, 그 손해배상액을 물건값의 100배라고 정한 점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될 여지가 큽니다(민법 제103).

세 번째 가정,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효력이 있을까요? 아니요. 민법 제398조 제1항은 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민법 제398조 제1), 이러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계약 당사자 사이 계약을 전제로 합니다.

계약상채무를 불이행한 행위가 동시에 불법행위가 되는 경우(서울고등법원 2015. 10. 16. 선고 20152003677 판결) 내지 입찰담합 등 정확한 손해액을 산출하기 어려운 경우 등 특수한 경우(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 22. 선고 2023가단5487398 판결)가 아닌 이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는 민법 제398조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위 경고문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자체로 계약으로서의 효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물건을 훔쳤으므로 매매계약이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가게 주인과 도둑 사이에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전제가 되는 계약관계가 없으므로, 위 문구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100배는 못 물리니 마음 놓고 훔쳐도 된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닙니다. 물건을 훔치는 행위는 그 자체로 형법상 절도죄에 해당하여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0배 청구라는 경고문이 민사상 그대로 효력을 갖는지는 별개의 문제일 뿐,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습니다.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강선혜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124 / 전화: 02) 6255-7970



자치안성신문 (news6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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