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문화원(원장 박석규)은 지난 12일 제관과 마을 주민, 지역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죽촌마을 동제’를 열었다. 대덕면 죽촌마을 주민들은 500년 넘게 동제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옛 죽촌마을 주민들에게 안성천은 농업용수를 제공하는 생활 기반이면서 홍수와 전염병의 위협을 안긴 하천이었다. 마을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주민들은 약 700년 전 당산나무를 심고 500년 전 미륵불을 세운 뒤 안성천에 올리는 천제와 당산제·미륵제를 아우른 죽촌마을 동제를 지내왔다.
일제강점기 미륵불이 훼손되면서 동제는 한때 중단됐다. 안성문화원과 주민들은 2000년 미륵불을 복원하고 동제를 재개했으며 올해 행사도 주민 참여와 문화원 지원으로 진행했다.
단기 4359년 병오년 정유월 기축일에 전통 방식으로 진행된 동제에는 김영서 이장과 마을 주민, 박석규 원장과 안성문화원 임직원, 양철규 대덕농협 조합장, 이미순 부면장 등 지역 관계자가 참석했다. 헌관과 집례·집사는 마을 주민들이 맡았고 홀기 작성과 고증·진행은 안성문화원이 담당했다.
동제는 강신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소지례 순으로 진행됐다. 동제 시작 전에는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아롱개풍물단의 길놀이와 판굿이 펼쳐졌다. 동제가 끝난 뒤에는 마을 축제인 죽촌제가 진행돼 주민들이 준비한 음식을 함께 먹으며 정을 나누고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서 이장은 “죽촌마을 동제는 마을 주민들이 500년 넘게 지켜온 자랑스러운 안성의 문화유산이자 마을의 역사”라며 “전통을 이어가는 일에 앞장서 주신 주민들과 지원해 주신 안성문화원, 안성시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석규 원장은 “죽촌마을 동제는 사라져 가는 문화유산과 전통을 마을 주민 스스로 지켜내고 이어가는 모범적인 사례”라며 “안성문화원은 주민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켜 나가고 있는 전통을 발굴하고 계승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설명: 죽촌마을 동제에 참가한 축관이 초헌관 옆에서 신에게 올리는 축문을 읽고 있다.
황형규 기자 mirhwang7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