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자치안성신문은 이번 기획 1회에서 평택시와 관계기관이 공개한 현재 자료를 토대로 47년 된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이 지금도 필요한지를 살펴봤다. 2회에서는 평택이 이용하는 상수원을 위해 안성이 장기간 감당해온 규제와 피해가 공정했는지, 현재도 존치가 필요하다면 그 부담 역시 공정하게 나누고 있는지를 짚어본다.
본지가 2012년부터 제기해온 것은 단순한 규제 해제가 아니라 평택이 필요해 만든 시설로 안성이 수십 년간 규제받는 구조가 정당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이번 기획은 지난 갈등을 되풀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문제 제기를 현재의 자료와 달라진 법·제도로 다시 검증하고 이제 변경·해제라는 실제 문제 해결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점검이다.
평택 주민은 규제피해 지원…안성은 평택 물 위해 토지·도시계획까지 제약
보호구역 97.4% 안성…행복추구권·재산권 넘어 지방자치권까지 영향
본지·평택시의회 지적에도 유천취·정수장 관련 토지는 현재도 ‘답’…송탄은 ‘수도용지’
시민들 두 차례 장기 1인 시위·집회·민원…“정당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해결” 요구
관리규칙 개정으로 안성시도 변경·해제 신청 가능…타당성 용역 추진
“평택도 납득할 객관적 근거 갖춰야…필요하다면 피해도 공정하게 분담해야”
1회에서 본지는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을 현재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평택시와 관계기관이 공개한 자료를 통해 살펴봤다.
평택시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생활용수 하루 공급현황에 따르면 전체 24만4,018톤 가운데 유천정수장이 공급하는 물은 하루 8,336톤으로 3.4%다.
그런데 같은 평택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5년 수도시설 연간 운영실적을 보면 비율은 다르게 나타난다. 연간 총 공급량 1억6,448만4,065㎥ 가운데 광역상수도 공급량은 1억6,144만1,312㎥로 98.15%, 자체정수량은 304만2,753㎥로 1.85%다.
주목할 점은 2025년 자체정수량 304만2,753㎥를 365일로 환산하면 하루 약 8,336㎥로, 평택시가 별도로 공개한 유천정수장 하루 공급량 8,336톤과 사실상 일치한다는 것이다. 같은 하루 8,336톤의 물을 놓고 생활용수 하루 공급현황에서는 3.4%, 2025년 연간 운영실적에서는 1.85%로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셈이다.
이는 두 자료의 전체 공급량 산정기준과 집계방식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이며, 두 비율만 놓고 어느 하나가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같은 평택시 홈페이지에서 공개하는 자료인 만큼, 유천정수장이 현재 평택 생활용수 공급에서 실제 차지하는 비중과 두 통계가 달라지는 이유는 보다 명확하게 설명될 필요가 있다.
반면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 전체 0.982㎢ 가운데 97.4%인 0.956㎢가 안성지역이다.
결국 분명한 사실은 현재 유천정수장이 공급하는 물은 하루 약 8,336톤이고, 이를 위해 지정된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의 97.4%가 안성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반면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 전체 0.982㎢ 가운데 97.4%인 0.956㎢가 안성지역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이 남는다.
평택이 필요해 만든 취·정수시설을 위해 안성이 47년 동안 감당해온 규제와 피해는 과연 공정했는가.
그리고 현재도 유천취·정수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그로 인한 부담 역시 공정하게 나누고 있는가.
공식 용역도 “유천 물은 평택이, 규제는 안성이”
2012년 「안성·평택 상생발전방안 연구용역」은 이 구조를 명확하게 정리했다.
“유천취수장의 물은 평택시에서 이용하고 있으나 규제는 안성시에서 받고 있음.”
평택시가 필요해 설치한 유천취·정수장으로 인해 지정된 상수원보호구역 대부분은 행정구역 밖인 안성에 놓여 있다.
피해는 상수원보호구역 0.956㎢에만 머물지 않았다.
공장설립 제한·승인지역 등으로 규제범위가 확대되면서 안성 주민의 토지이용과 재산권, 기업입지뿐 아니라 안성시의 도시계획과 지역발전에도 장기간 영향을 미쳤다.
본지와 시민들이 이 문제를 단순한 개발규제 문제가 아니라 공정성의 문제로 제기해온 이유다.
평택 규제 주민에게는 각종 지원…같은 시설로 규제받은 안성은?
공정성을 따질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상수원 규제 주민에 대한 지원이다.
평택시는 자기 행정구역 안에서 상수원 규제를 받는 주민들에게 농로·하수도 등 기반시설뿐 아니라 퇴비, 보일러, 비닐하우스, 학자금, 농업관정 등 각종 주민지원사업을 해왔다.
2008년부터는 최대 150만원 상당의 가전제품도 지원했다.
상수원 규제 주민에게 지원사업을 하는 것은 공익을 위한 규제로 재산권 행사와 생활에 제약을 받는 피해를 일정 부분 보전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질문을 안성에 적용해야 한다.
평택시민의 물을 공급하기 위한 유천취·정수장으로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과 그에 따른 각종 규제를 받아온 안성 주민들의 피해는 누구의 책임인가.
평택 안에서 발생한 규제피해에는 지원하면서 평택의 물을 위해 안성에서 발생한 피해는 안성이 감당하는 구조가 공정한가.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의 성격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재산권 넘어 행복추구권·지방자치권 문제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 문제는 개별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본지는 2012년 관련 기획보도에서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인한 불합리한 규제가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균형발전뿐 아니라 안성시민의 행복추구권·자유권·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성시가 추진한 산업단지와 계획적인 개발사업 등이 유천취수장과 관련 규제로 축소되거나 추진에 제약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는 지방자치의 관점에서도 살펴볼 문제다.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뜻에 따라 도시계획과 산업정책을 수립하고 지역의 발전 방향을 결정한다.
그런데 한 지방자치단체가 자기 주민에게 공급할 물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다른 지방자치단체 주민의 기본권과 도시계획을 47년 동안 제약한다면 그 제한을 계속해야 할 만큼의 공익적 필요성과 합리적인 근거가 현재도 존재하는지 검증돼야 한다.
1회에서 현재의 물 공급량과 비상급수, 평택호 수질을 다시 살펴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제 요구에 평택시의회에서는 안성 ‘땅’까지 거론
과거 평택시의회에서 오간 논의도 공정성의 관점에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평택시의회 회의록에는 유천·송탄 취수장 폐쇄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요구와 관련해 안성 측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평택도 무엇인가를 요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공도·원곡지역의 ‘땅’ 문제를 거론한 내용이 남아 있다.
본지가 이를 찾아 보도했다.
그러나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의 존치·변경·해제 여부는 평택의 생활용수 공급과 평택호 수질보전이라는 공익적 필요성이 실제 존재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문제다.
다른 지방자치단체 주민에게 장기간 가해진 규제를 해소하는 문제와 피해지역의 토지를 연계해 거론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고 공정한 접근이었는지도 되돌아볼 대목이다.
송탄정수장은 ‘수도용지’에 건축물대장 있는데
유천취·정수장은 ‘답’에 건축물대장 확인 안 돼
공정성의 잣대는 규제의 근거가 된 유천취·정수장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본지는 앞선 보도를 통해 유천취·정수장 관련 시설의 적법성과 공부상 관리 문제를 제기했고, 평택시의회에서도 관련 문제가 지적됐던 사실을 회의록을 통해 확인했다.
그런데 최근 다시 확인한 자료에서도 송탄취·정수장과 달리 유천취·정수장 관련 토지의 지목은 여전히 ‘답’으로 돼 있고 관련 건축물대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같은 평택시가 운영해온 송탄정수장 관련 토지는 ‘수도용지’로 돼 있고 건축물대장도 존재한다.
이 같은 사실만으로 현재 시설의 법적 상태를 새롭게 단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평택시의 수도시설인데 왜 송탄정수장은 수도용지와 건축물대장을 갖추고 유천취·정수장은 그렇지 않은지는 설명이 필요한 문제다.
더욱이 이는 이번에 처음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본지가 이미 보도했고 평택시의회에서도 관련 문제가 지적됐다.
본 기자도 관련 공청회와 평택시장에게 직접 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유천취·정수장이 관련 법에 따라 적법하게 설치·관리돼왔다면 평택시는 그 법적·행정적 근거를 밝히면 된다.
다른 지방자치단체 주민에게 47년 동안 법에 따른 규제를 요구했다면 그 규제의 근거가 된 자기 시설에도 같은 법과 행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두 차례 장기 1인 시위…시민들이 물었던 것도 ‘공정’
안성시민들이 장기간 안성과 경기도청을 오가는 거리로 나선 출발점도 같은 문제였다.
2012년 5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진행된 첫 장기 릴레이 1인 시위에는 연인원 184명이 참여했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이어진 두 번째 삭발·릴레이 1인 시위에는 99일 동안 연인원 165명이 참여했다.
이와 별도로 진행된 5차례 집회에는 연인원 240명이 참여했다.
각각 행사별 연인원으로 같은 사람이 여러 차례 참여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합산해 실제 참여 시민 수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첫 장기 1인 시위에서는 안성에서 경기도청이 있는 수원으로, 다시 평택시청이 있는 평택으로 이동해 1인 시위와 민원 제출 등을 하고 안성으로 돌아오는 활동도 이어졌다. 이후 ‘안성시민주권행동’에서도 안성과 수원 경기도청을 오가며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본지는 이 과정과 현장을 지속적으로 취재·보도했고 인터넷신문과 SNS를 통해 현장 상황을 알려왔다.
본지와 당시 시민들이 당시 요구했던 것도 단순한 개발이나 감정적인 해제가 아니었다.
그가 말한 것은 “정당한 세상, 공정한 세상, 합리적인 세상”이었다.
관련 공청회에서도 평택은 이익을 얻고 안성·용인은 피해를 부담하는 구조에서 공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합리적인 고통분담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성시민주권자행동’ 역시 경기도에 제출한 민원을 통해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관련 법에 따라 해결하고, 권한이 있다면 행사하며 법과 제도가 미비하다면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즉 시민들이 경기도청과 평택시청 등 앞 등 아스팔트 거리에서 물었던 것은 결국 하나였다.
평택이 필요해 만든 시설로 안성이 수십 년간 규제받는 구조가 정당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가.
상생협약 체결하고 실태조사까지 마쳤다
오랜 갈등 끝에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도 제도적인 해결 절차에 들어갔다.
2021년 상생협약에서는 안성·용인이 요구한 상수원 규제합리화와 평택이 요구한 평택호 수질개선을 연계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의 타당성을 판단하기 위한 민·관 합동 지방상수원 실태조사도 세 차례 실시됐다.
본지가 입수한 관련 실태조사 자료에는 실태조사의 목적이 수질과 오염원 현황을 파악해 “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에 대한 타당성 검토 및 향후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1회에서 살펴봤듯 최근 조사에서 유천취수원 BOD는 1.3㎎/L(Ⅰb), TOC는 3.5㎎/L(Ⅱ)로 조사됐다.
안성시는 2025년 평택호 연평균 TOC 역시 4.8㎎/L로 상생협약 목표인 5.0㎎/L 이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제 중요한 것은 실태조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상생협약에 따라 실태조사를 실시했다면 그 결과를 수도정비계획 반영 등 후속 절차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평택시의 후속 이행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송탄은 해제됐지만, 평택(유천)은 그대로
생협약에서 함께 규제합리화 대상으로 다뤄졌던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이후 다른 길을 갔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추진 과정에서 상수원 규제가 문제가 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과 기업 등이 대체수원과 수질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평택은 이 과정에서 생활용수 하루 15만톤을 확보하고 평택호 중점관리저수지 지정 등 별도의 수질관리대책도 마련했다.
국가산단을 위해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한 것이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송탄 사례는 필요가 있다면 대체수원과 별도의 수질관리 방안을 찾아 장기간 이어진 상수원 규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같은 상생협약에서 다뤄졌던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지 현재의 자료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평택시가 직접 공개하고 있는 현재 유천정수장 공급량은 하루 8,336톤이다.
관리규칙 개정…이제 안성시도 직접 신청 가능
제도적 여건도 달라졌다.
개정된 「상수원관리규칙」에 따라 취수시설 운영 수도사업자뿐 아니라 보호구역을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도 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명문화됐다.
특히 2회 이상 협의에도 협의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의 처리절차도 마련됐다. 협의 대상에 시·도지사가 포함되는 경우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행정안전부장관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명문화됐다.
과거에는 평택의 동의 여부가 사실상 결정적인 변수였다면 이제는 다르다.
안성시가 객관적인 근거를 갖춰 직접 변경·해제를 신청하고, 협의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에도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제도가 바뀌었다고 보호구역이 자동으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안성시의 책임이 더 커졌다.
안성시 타당성 용역…핵심은 객관적 근거
안성시는 평택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천안시와 함께 수질·수량 변화와 운영실태, 지역에 미친 영향, 지자체 간 상생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정부·경기도·관계기관과의 협의 근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보라 안성시장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해 정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받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신청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아니다.
무엇을 근거로 신청하느냐가 중요하다.
안성시가 변경·해제를 신청한다면 47년의 피해와 불공정성만을 주장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과거 평택이 존치 이유로 제시했던 생활용수, 장래 물 부족, 비상급수, 수질보전 등의 논리가 현재에도 성립하는지 객관적인 자료로 하나씩 검증해야 한다.
1회에서 살펴본 평택시 상수도 공급현황, 유천정수장의 하루 8,336톤 공급, 비상급수 능력, 송탄의 대체수원 확보, 평택호 수질, 상생협약에 따른 실태조사 결과 등이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는 이유다.
‘평택도 납득할 자료’여야 하는 이유
안성시가 준비하는 자료는 평택시가 보더라도 사실관계를 납득할 정도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평택의 동의를 받기 위해 안성의 정당한 요구를 낮추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객관적인 자료를 갖춰야 제대로 협의할 수 있고, 충분한 근거를 제시했음에도 협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개정된 관리규칙에 따른 다음 절차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안성시가 준비할 자료는 평택과 협의하기 위한 자료인 동시에 협의가 불성립했을 때 관계기관이 어느 주장이 합리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여야 한다.
나아가 최종 결정이 내려졌을 때 안성과 평택 어느 한쪽에만 설명되는 것이어서도 안 된다.
왜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을 유지해야 하는지, 또는 왜 변경·해제해야 하는지를 안성·평택 주민을 포함한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안성도 책임지고, 평택도 답해야
제도가 바뀐 만큼 안성시에도 책임이 있다.
이제 평택이 동의하지 않아 해결할 수 없다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갖추고 평택과 협의하되 필요하다면 변경·해제를 신청해 법령에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한다.
본지와 농민·시민들은 오랜 기간 반복해 이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제 평택시에도 현재의 자료로 설명할 책임이 있다.
평택시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생활용수 하루 공급현황에 따르면 전체 24만4,018톤 가운데 유천정수장 공급량은 하루 8,336톤으로 3.4%다. 반면 2025년 연간 수도시설 운영실적에서는 전체 공급량 가운데 자체정수 비중이 1.85%로 나타난다. 연간 자체정수량 304만2,753㎥를 365일로 환산하면 하루 약 8,336㎥로, 유천정수장 하루 공급량과 사실상 일치한다.
즉 하루 약 8,336톤이라는 물량은 사실상 같은데, 같은 평택시 홈페이지 자료에서 그 비중은 3.4%와 1.85%로 각각 나타난다.
집계·산출기준이 다른 데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평택시는 유천정수장이 현재 평택의 전체 생활용수 공급에서 실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평택시가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반면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의 97.4%는 안성지역이다.
현재도 하루 약 8,336톤을 공급하는 유천정수장을 위해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과 그에 따른 안성의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면, 그 물을 다른 수원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이유와 보호구역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을 현재의 자료로 설명하면 된다.
비상급수나 수질보전을 이유로 한다면 그 역시 현재의 자료로 설명하면 된다.
필요하지 않다면 풀고, 필요하다면 피해도 공정하게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이 평택시민의 생활과 안전을 위해 현재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객관적인 결론이 나온다면 유지할 수 있다.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한 규제라면 안성도 일정한 부담을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지방자치단체 주민의 기본권과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까지 제한하는 규제를 47년째 계속하려면 그 필요성 역시 현재의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돼야 한다.
그리고 정말 평택의 필요 때문에 안성의 희생이 계속돼야 한다면 또 하나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 피해를 누가, 어떻게 공정하게 부담할 것인가.
평택시는 자기 행정구역 안에서 상수원 규제로 피해를 받는 주민들에게 각종 지원을 해왔다.
같은 평택의 취수시설 때문에 규제를 받아온 안성 주민에게는 왜 같은 공정성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지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과거에 제시했던 존치 이유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이유를 덧붙이며 결정을 미룰 것이 아니라 상생협약에 따른 실태조사 이후 후속 절차를 이행하거나, 개정된 제도에 따라 안성시가 변경·해제를 신청해 이제는 결론을 내릴 때다.
필요하지 않다면 풀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필요성을 입증하고, 그동안 발생한 피해와 앞으로 계속될 부담 역시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
본지와 시민들이 14년 동안 던져온 질문은 결국 하나다.
“무엇이 공정한가.”
47년 된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은 이제 그 질문에 과거의 주장이나 지역 간 힘겨루기가 아니라 현재의 자료와 법·제도로 답해야 한다.
최용진 기자 news660@naver.com